2020칠월의비사秘思

칠월의비사는 이렇게 끝이 난다. 생각했던 것보다 소박하고 심심하게 마무리 되었다. 살냄새 나는 글을 썼는지, 무대 위 페르소나는 더이상 부끄럽지 않은지, 나의 취향은 좀더 세심해 졌는지 아직 나는 모른다. 그냥 나는.. 항상 나이기 위해 살 뿐이다. 몇달 전에 다이소에서 바질을 하나 사와서 키웠다. 식물을 키워보고 싶었기 때문이다. 일곱 중에 여섯이 싹을 ...

바지 세 벌과 티 두 장을 샀다. 패션에 전혀 관심없는 내가 이 쇼핑으로서 기분이 좋아진건 단순히 소비가 주는 즐거움 때문은 아닐것이다. 정확히는 내가 원하던 넉넉한 품의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안심에 있다. 취향이란건 생각보다 섬세하고 까다로워서 그 비위를 맞춰주기 힘들다. 하지만 한번 아다리가 맞게되면 그만큼 만족스럽고 편한 것이 없다. 단지 그 과정에 ...

어린이집에서 학예회로 '로미오와 줄리엣' 영어 공연을 올렸었다. 난 줄리엣의 시녀 역이었다. 주인공이 아니어서 아쉬웠지만 잘해내고 싶었다. 낯설고 이해할 수 없는 언어를 들리는 대로 아끼는 수첩에 적어놓았다. 그리고 잘 숨겨놓는다는걸 숨겨놓은 공간을 까먹어서 잃어버렸다. 어떡하지. 리허설에서 우물쭈물 거리는 나를 보고 선생님은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된다 하...

완벽하지 않아도 된다. 누가 검사하지 않는다. 이 두 명제를 마음에 새긴 순간부터 일기는 써내려가지기 시작했다. 한 문장, 조그만 낙서여도 좋으니 내 마음 가는대로 적었다. 처음에는 욕을 그렇게 썼다. 하루는 팀플 때문에 빡쳐서 x나 씨x 개같은 인생 씨x x같네 인간 다 뒈졌음 좋겠네 라고 적었고 하루는 인성과 멘탈이 터져서 사람들이랑 연락하기 싫다. 별...